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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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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괴산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제목, 내용, 작성자, URL 정보 제공
할아버지 안녕
작성자 : 최*원
안녕 할아버지 거기서는 잘 지내요? 
여기는 벚꽃이 폈다 질정도로 봄이 한창 지나가고 있네요. 할아버지도 이 예쁜 꽃들 보면 좋았을텐데

벌써 할아버지 돌아가신지도 10일이나 지났네요.

장례식 내내 괜찮은척 했지만 생각보다 괜찮지 않았나봐요. 난 할아버지가 6.25 참전인것도 몰랐던 것과 나와 같은 길을 걸었었다는 거를 할아버지 살아계셨을때 한마디조차 못나눴다는게 너무 후회가 돼요.

내 기억 속 할아버지는 건강하게 자전거 타던 모습 뿐이였는데 이젠 할아버지 요양원 계실 때 한 없이 약해져서 엄마 손잡고 눈물 흘리던 모습 밖에 이제 생각이 나질 않아요.

할아버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 할아버지 아플때쯤 군인 됐어요. 할아버지 아프기 시작할때 훈련소에서 교육 받느라 못갔어 미안해 할아버지

그래도 나 잘 훈련 마치고 지금은 하사 계급장 달고 살아요. 남들은 여자애가 이런 직업 한다고 놀라면서도 많이 칭찬해줘요. 근데 사실 난 군인된 거 후회했어 너무 힘들었거든 

근데 나 이번에 할아버지 모시면서 보훈처에서 나온 사람들, 호국원에 할아버지 모실 때 적어도 내가 앞으로 계속 군인을 해볼까라는 생각은 했어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많은 생각이 들었어 다들 날 막내라 어리게 생각하지만 나도 벌써 20대더라구요 할아버지는 제가 어떤 선택을 해도 믿어줄거죠?

할아버지 한 번도 해본적 없는 말이지만 많이 사랑해요. 거기서는 할머니랑 두 손 꼬옥 잡고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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