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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임실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공개여부, 제목, 내용, 파일 정보 제공
공개여부 공개
시간은 흘러 벌써 일년이네요
아빠, 시간은 올해도 어김 없이 흘러갔네요. 일년이라는 시간동안 적지 않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모든 것보다 아빠가 멀리 계시다는 것 하나만으로 너무 슬펐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시간이었는 듯 합니다. 꼭 1년 전의 생각에 이른 아침이 되어도 잠을 이루지 못해, 제방에 모셔둔 아버지 사진 앞에 소주 한잔 올렸습니다. 부모의 마지막 가르침은 육신으로서 자식과 이별을 함으로서 라고 하는 말이 일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가 가장 가슴 깊이 느꼈던 것입니다. 듣기 싫어서 흘려들었던 말들은 이제는 삶의 지침이 되어서 모자랐던 한 사람이 작게는 자신을 책임 질 수 있는 어른으로 한발 더 다가갈 수 있게 이끌어 주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그 자리를 대신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기에, 그 공백에서 오는 슬픔이 아직도 아물지는 못했지만, 슬픔이 다하고, 아버지의 빈 자리를 내가 채우고 내가 있어왔던 이 자리를 다른 한 생명에게 내어 주어 아버지에게 받았던 이 가르침을 이젠 제가 되풀이 해야 하는 것이 한 가르침의 끝이자 새로운 가르침의 시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멀리서 띄웁니다. 김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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