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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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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임실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공개여부, 제목, 내용, 파일 정보 제공
공개여부 공개
빛 바랜 조화속에서

8월2일  토요일

집사람과   아들녀석을  앞세워
14시넘어 호국원에
도착했다.

새로산 꽃을 꽂고
술한잔 가득,
담배 한개비
참외 세알, 사과 하나
포를 가지런히 진설한 뒤/
절을 올렸다.
아버지!
저희 왔습니다.

이무더위 얼마나
고생 많으실까?

흐르는 땀을 훔치며
깊은 상념에 젖는다.

묘역을 천천히 걸으며
묘비를 본다.
오래되어
빛바랜 조화들
역시 자주 찿아 뵙지들 못하는 구나......

수풀속에서
까치 서너마리 날아 오른다.
너희들이
이곳을 지키고 있었구나.

뒤를 돌아보니
아들녀석이 절을 올리고 있다.
낼모래면 몇달 못 볼 녀석

[아버님께 경환이 부탁 드렸어]
아내는 그렇게

잠잠히
내게 말했다.

멀리 백련산 끝자락에
먹구름이 돋는다.

[아버지 저희 일어 날께요.]

[절 한번 더 안올려?]

[싫어, 남은 술 상석에 돌리고
  담배불 잘봐.]

아버지께선 이놈 맘 아실까?

[정문에서 고생하시는데
 찬 음료라도  사드리자.]

변함이 없다,
내자신이 변하고 있을뿐.
이제 춘천으로 가면
얼마나 찿아 뵐까?

엄청난 폭우속을 운전하며
집에오니 새벽3시가 넘었다.
아버님에 가호하에 무사히...................

[어머님께서 다녀가셨어.]

잠결에 어머님이보였다.

[많이 피곤하지?
  16여시간을 운전했다며]

비몽사몽 내쳐 잠을 자며

꿈속에 어머니를 보았다.

[엄마 다녀가셨어]

집사람이 담담히 내 앞에
흰봉투를 놓는다.
적잖은 많은 돈이 들어있다.
다시 눈을 감는다.

[울엄니 울엄마 나에 어머니]
눈물이 비쳐 모로 돌아 눕는다.

 [어머니께 이번 이사하면서
 용돈 많이 드릴꺼야!]

아내에 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고마워]
조용히 집사람에게 읊조린다.

춘천 의암댐 들어가는 초입에
집을 장만했습니다.
잘 찿아 오실 수 있죠.

되도록 열심히 찾아 뵙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어머님에 안위를 돌보아 주세요.

                 이천팔년팔월육일셋째창석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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