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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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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임실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공개여부, 제목, 내용, 파일 정보 제공
공개여부 공개
아부지 엄마 잘계시는지요?
아부지 엄마..
막둥이 입니다. 오늘이 현충일입니다. 시골 고향은 보고싶지 않으세요?
시골고향은 이제 아부지 형제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큰엄마도 2년전 돌아가시고 고모도 2년전 돌아가시고 텅빈시골에 먼친척 조카들이 성장하여 몇몇이 시골을 지켜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예전에 아랫터 점빵에서 사시미에 소주하시고 컬컬하고 소리지르시던 모습들 마을일에 항상솔선수범하시며 부지런하고 성실히 노력하셨던 아부지, 엄마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자식들그리고 손주들 안부도 궁금하시죠?
아부지 엄마가 지켜주신 덕분에 모두들 무탈히 건강하게 잘지내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두분 먼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8남매중 막내라서 아부지께서 내 국민학교, 중학교 다닐 시절 일제시대와 6.25전쟁때 생생한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는데 오늘같은 날 아부지랑 도란도란 그때 얘기들을 해가며 추억하고 싶은 날입니다.
특히나 비가 많이 내리고 날씨가 좋지 않은날 배도 못나가고 아무일도 할수 없고 전기도 끊겨서 촛불로 한방에서 모두 이불덮고 옛날 이야기 해주시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엄마...
난 겨울이 싫었어요.. 정말 싫었어요..
8남매 키우시느라 새벽4시에 일어나셔서 그 추운데 뒷쌤물 얼음깨서 물길러다가 
정지에서 큰솥단지에 쌀앉히고 나무로 불떼어서 밥을 지었던 시절입니다.
작은형님 중학교 보낼려고 새벽에 밥한상 차리고 그다음 우리차례.. 그리고 마지막에 아부지와 제일 큰형님 아침밥...
아침밥 3번을 차리고 설겆이하고 나서 뒷 둠벙에 가서 이불빨래 자식들 옷빨래등..
끝나고 나서 햇빛도 채 안들어 언밭에 가서 그추운데 맨손으로 호미며, 쇠시랑 잡고 밭일구던 모습들이 난 너무 힘들어 보여 겨울이 싫었어요..
엄마는 그냥 숙명인듯 모든걸 받아 드리고 했던거 같아요 그때 엄마가 제일 자주 불렀던 노래가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인거 같았어요. 노랫가사 의미는 좀 차이가 있지만 그냥 그노래를 부르던 엄마가 스스로 운명처럼 받아들인 느낌을 받았어요.. 어린나이에
....
두분이서 좋은 밭에 좋은 나무를 심어주셔서 우리는 좋은열매를 따먹고 살아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근데 정녕 당신들은 좋은열매 따먹지도 못하고 가시었네요..
우리자식들에게도 좋은열매를 따먹을수 있도록 좋은 밭과 좋은 나무를 심어줘야 하는데 참 힘이듭니다.
아부지 엄마 시절때 보다 10배 100배 더 살기좋아졌는데도 말이죠

하늘에서도 너무 자식들 걱정하지 마시고 우리가 잘 하도록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습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보고싶습니다.
글적으면서도 많이 울었습니다.
아부지, 엄마 편히 쉬시고 항상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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