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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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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영천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공개여부,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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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글 벌써 2주나 지나버렸네
오빠 소식을 들은 때가 이렇게나 생생하게 떠오르는데 벌써 2주나 되버렸네
나는 겁이나 오빠는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내 오빤데 언젠가 내가 오빠 나이가 되버리면 어떡하지. 그래서 시간이 천천히 갔으면 좋겠어. 멈춰버린 오빠의 시간과 멀어지고 싶지 않아. 고집피운다고 될 일은 아니니까, 그래서 천천히 갔으면 좋겠는데 사는게 그렇지가 않네. 나는 오빠와 달리 못돼빠져서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있어. 나는 못돼빠져서 힘들고 아픈건 금방 잊어버려서 오빠마저 잊으면 어떡하지. 나는 겁이나. 자신이 없어. 오빠만큼 잘 해낼 자신이 없어. 그래도 오빠는 뒤돌아보지말고 가. 억울함도 아쉬움도 버리고 가. 가기 전에 엄마 꿈에 한번, 언니 꿈에 한번, 할머니 할아버지 꿈에 한번, 그렇게 다 인사하고 시간이 남는다면 나한테도 와줘라. 내가 오빠한테 미안한게 너무 많아서 사과하고 싶은데.. 입관하던 날 사실 무서웠어. 미안해. 오빠한테 다 미루는 못난 동생이라 미안하다고, 올라가서 아빠랑 잘 있으면 나중에 엄마 잘 보내드리고 나도 가겠다고, 우리 또 엄마 아빠 아들 딸로 태어나자고, 나는 오빠가 좋지만 원한다면 그땐 내가 누나하고 오빠한테 뭐든 양보하겠다고 그렇게 잘 말했어야 했는데 오빠 손이 너무 차가워서.. 얼굴 보고 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는데 그렇게 날려버렸어. 

영천은 너무 멀다. 어디에 있어? 어딘가에 있다면 내 옆은 아닐 것 같긴 한데. 그냥 보고 싶다는 말이야. 그나저나 안경이 없어서 어쩌냐. 얼른 보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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