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

오늘 백용성 조사님의 탄생지인 이 곳 장수에서, 그 분의 위훈을 기리는 유적지 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생가를 준공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먼저, 이 자리를 빛내 주시기 위해 참석해 주신 윤경빈 광복회장님과 정세균 국회의원님, 그리고 이성열 부지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그 동안 생가 준공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백용성조사기념사업회 유종혁 이사장님을 비롯한 신도 여러분과 관계자 여러분께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백용성 조사께서는 3·1독립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만해 한용운선생과 더불어 불교계를 대표한 항일독립운동가이셨습니다. 조사님은 대각불교의 창시자로서 조국독립의 일념으로 경제자립운동을 전개하셨으며, 그 일환으로 선농(禪農)불교를 주창하여 사원경제의 자립을 도모해 나가셨습니다. 또한 중국 연길에 대각교당을 설립하고 독립자금을 조성하여 만주지역의 독립군을 적극 지원하셨습니다. 조사께서는 불교계를 총독정치의 도구로 삼으려는 일제의 저의에 맞서, 왜식불교의 폐단을 지적한 건백서(建白書)를 내는 등 한국불교의 정통성을 유지하는데 심혈을 기울이셨습니다. 나아가 일제에게 빼앗긴 말과 글을 되찾기 위해 불경을 한글로 번역하는 역경작업과 불교의식의 한글화 노력을 통하여, 우리 문화발전에 끼친 공로 또한 지대하다고 할 것입니다. 이처럼 백용성 조사께서는 불교계의 독립운동을 주도하신 진정한 애국자요 위대한 종교인이었습니다. 비록 조사께서는 그토록 염원한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입적하셨으나, 온 생애를 통해 보여주신 영혼불멸의 우국충정과 애국정신은 오늘날에도 우리 겨레의 가슴속에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이번 생가복원 준공과 함께 유적지성역화 사업이 마무리되면, 이 곳은 한국 불교발전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소로서 선열의 독립정신을 기리고 민족정기를 선양하는 국민정신교육의 장으로 거듭 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남은 유적지정화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관계자 여러분께서 계속 깊은 관심과 애정을 쏟아주시기 바랍니다. 참석자 여러분! 지금 우리는 21세기 지식정보화,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국가발전과 민족의 번영을 이룩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를 부여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환경하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국민정신의 확립이 절실하며, 이는 지난날 조국과 민족을 위해 헌신하신 지고지순한 선열들의 정신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이 행사를 마련한 것도 조사님의 위대한 애국정신을 본받아 국가의 안정과 민족의 번영을 이루는 원동력으로 삼아 나가고자 함에 있습니다. 정부는 현재 지난날 조국광복에 헌신하신 선열들의 위국헌신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민족정기선양을 통한 보훈문화확산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남북한 공동의 정신적 유산인 항일독립운동사를 통해 서로간의 정신적 갈등을 해소하고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해 나가는 노력을 적극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끝으로 오늘 행사준비를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유종혁 이사장님과 내빈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참석자 여러분의 건강과 가정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0. 9. 29. 國家報勳處長 金 有 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