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

오늘 우리는 이역만리에서 민족의 기상을 드높이신 철기 이범석 장군님의 서거 30주기를 맞아 숭고한 애국혼을 기리고 그 유지를 받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일제 침략기에는 민족혼을 지켜 낸 독립투사로서, 조국광복 후에는 건국의 기틀을 다지신 정치가로서 민족사에 찬연한 업적을 남기신 장군님의 영전에 삼가 머리 숙여 명복을 빕니다. 지난날 광야를 달리시며 배달민족의 기개를 드높이신 장군님의 모습을 눈 앞에 그려 보면서 그 거룩한 삶과 위대한 업적을 되새겨 봅니다. 장군님께서는 약관의 나이에 항일의지를 불태우며 조국을 떠난 이후, 한순간도 조국의 자주독립을 향한 행군을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특히 병력의 절대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중무장한 일본군을 대파하여 항일 독립전쟁사에서 가장 빛나는 쾌거로 기록되고 있는 청산리 대첩은 겨레의 자랑으로 길이 남을 것입니다. 조국이 광복되자 장군님께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고, 새 나라는 새 일꾼이 있어야 한다"라며 신생조국의 인재육성에 심혈을 기울이셨으며, 정부 수립후에는 초대 국무 총리 겸 국방부장관으로 국가의 기틀마련과 국군창설에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이처럼 장군님께서는 참으로 위대한 독립운동가였을 뿐만 아니라 선각자적 면모와 실천적 지도역량을 두루 갖추신 민족의 지도자이셨습니다. 민족혼의 표상이신 철기 장군님! 지금 저희들은 세계화, 지식정보화로 대변되는 새로운 세기의 거센 물결과 함께 국운을 건 치열한 생존경쟁에 직면해 있습니다. 세계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는 때에, 저희들은 금년에 월드컵 대회와 아시안 게임 등 국제경기대회를 개최하게 됩니다. 저희들은 국민적 힘을 하나로 모아 국가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냄으로써,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민족도약의 기회로 삼아 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나의 혼과 정열은 한방울의 피, 한점의 살이라도 내 사랑하는 조국땅에 뿌려 주고 던져 줄 것을 나는 확신한다" 라고 말씀하신 장군님의 살신성인의 정신은 국가적 대사를 앞두고 있는 지금의 저희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정신적 가치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늘 저희들은 지난날 장군님께서 자주독립을 이루고 민주국가를 세우기 위해 헌신하신 것처럼 온 국민의 힘과 지혜를 모아 민족번영의 길을 힘차게 열어 나갈 것을 다짐해 봅니다. 천상에 계신 장군님께서도 저희들이 나아갈 바를 굽어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장군님의 안식과 명복을 빕니다. 부디 영면하소서! 2002. 5. 11 國家報勳處長 李 在 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