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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진

국가보훈부(국문) - 참여사진 상세보기 -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제목, 내용, 파일 정보 제공
아름다운 동행
작성자 : 김현자 작성일 : 조회 : 1,753
지나가시던 분이 넘 보기 좋다고 찍어 주셨어요
어때요 잘나왔죠^^
수혜자 선생님이랑 운동(산책)중이예염

대구지방보훈청 가사, 간병 서비스중

아름다운 동행

내가 보훈도우미 선생님의 사고 소식을 들은 것은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 오후였다.
평소 이동수단으로 오토바이를 이용하던 도우미 선생님께서 빗길 부주의로 인해 사고가 난 것이었다.
소식을 듣고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가 보니 병실에 누워 계시면서도 다치신 몸을 걱정하시기보다 사고가 난 것에 대하여 미안해하시는 모습이 역력했다.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그래도 전치 3주의 진단이 내려졌다.
“복지사님 우짜노? 내가 안가면 어르신들 기다리실 텐데...”
안타까운 마음이었지만 내가 내릴 수 있는 결정은 그 도우미 선생님을 대신해서 내가 방문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미리 전화를 드려서 상황을 설명하고 다음날부터 나의 방문은 시작되었다.
도우미 선생님에게 배치된 가정은 혼자계시는 어르신 세분과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 네분 해서 모두 일곱 분의 가정이었다. 혼자 계시는 분에게는 거의 가사, 밑반찬 해드리기 등의 가사서비스가 지원되고 몸이 불편하신 분들에게는 운동해드리기, 목욕시켜드리기, 간병 등의 서비스가 지원되고 있었다.
막상 전화를 하고 찾아갔을 때서야 비로소 도우미 선생님의 걱정이 기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말 도우미 선생님이 오기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느낌이 크게 와 닿았기 때문이었다. 이 사업이 시작 된지 불과 두어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특히 혼자 계시는 분들은 도우미 선생님들이 오셔서 함께 이야기도 하고 식사도 같이 해드리고 해서 도우미 선생님이 오는 것이 큰 기쁨인 것처럼 느껴졌다. 우재오 어르신은 건강이 좋지 않으시기 때문에 우리가 지원하는 서비스는 운동서비스였다. 낮에는 며느리, 아들이 직장에 나가고 안계시기 때문에 거의 혼자 계셨다. 그날도 아침 일찍 나서서 동네에서 가까운 공원까지 산책을 하기로 되어있었다.
지난주에 한번 뵈었기 때문에 크게 어색하고 불편해 하지는 않았다.
산책을 하면서 이런저런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젊었을 때 얘기, 전쟁 때의 얘기, 할머니 돌아가신 얘기, 자식들 얘기....
뇌졸중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을 7년 동안 병수발하다 결국 먼저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하면 제일 맘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고 하신다.
어르신과 손을 잡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걷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어떤 사이일까?” 하고 궁금해 하는 표정과 의아스러운 표정들을 하며 지나가시고 어떤 분은 “딸 이예요?” 하고 물으시는 분도 계셨다.
그럴 때마다 선생님은 그저 웃기만 할 뿐이었다. 한참을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며 걸어가고 있을 때 “너무 보기 좋은데요,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과히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다정스러운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인상을 주었나보다고 생각하며 사진을 찍었다. 사진이 나오면 보내주겠다는 인사와 함께 주소를 받아갔다.
얼마 후 도우미 선생님은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을 하였고 나 역시도 3주간의 기간이 도우미 선생님과 수혜자 어르신의 입장에 대해 더욱 잘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며칠 후 “우재오 어르신께서 복지사 선생님을 만났으면 하던데요. 오늘 지하철 타고 보훈청으로 갈게요” 라는 도우미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
30분 쯤 지났을까? 우재오 어른신과 도우미 선생님께서 보훈청에 도착했다.
어르신께서 웃으시면서 가슴에서 꺼내신 것은 함께 운동하면서 찍은 사진이었다. 왠지 이 사진을 보니 나 역시도 조금은 감회가 새로워지는 것 같았다.
지금의 이 모습이 바로 앞으로 우리가 해 나가야할 모습이 아닐까?
“젊고 건강하다고 뭐든지 다할 수 있다고 혼자만이 가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젊음과 정렬을 바치신 그분들의 손을 잡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름다운 동행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며 오늘도 난 더욱 더 큰 사명감을 느껴본다.

대구지방보훈청 보훈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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