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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 재가 복지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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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좋은북부) 보훈도우미 가사간병서비스 체험 수기
작성자 : 이현정 작성일 : 조회 : 1,497
                                            짧은 기도...
                                                                                                                       
                                                                                전 인 숙
                                                                             (2009.1.1입사)
보훈처에 면접 보러 오던 때가 생각납니다.
한달 하고 20일 인데 참 몇 달은 된 것 같네요.

처음 멘토 샘이 다치셔서 몇 주를 일을 못간 어르신 댁에 멘토 선생님을 따라다니면서
일일이 찾아가서 묵은 때 쓸고 닦고 말벗해드리면서 복지사님이
왜 이곳에 날 보냈는지 몇 일만에 알아차리고 웃었습니다.
 
젊은 멘토님이 참 성실하구나 생각했었고 ~
그 모습이 얼굴만큼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때 함께 했던 어르신들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따스하게 대해 주셨고 무척이나 반가워 해 주셨는데....
저야 잠깐 함께 하실 분들이니 깊은 정 자제하면서 그래도 일만큼은 열심히 해드렸는데....
 
새해맞이 대청소날도 생각납니다.
그 열악한 환경에서 어찌 지내셨는지....
처음 그 광경을 보고는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마음다부지게 먹고 모두 한맘 되어
서로 우리는 환상의 보비스 드림팀임을 자처해가면서, 일을 너무 잘 하는거 아니냐며 서로를 독려해가며 완벽하게 청소를 마쳤을 때 그 동네 어르신들이 더 좋아하시면서 따스한 커피를 타 주셨었는데 참으로 보람되었던 날로 새삼 기억납니다. .....
그 어르신 감기 걸리지 않으시고 잘 계시는지...
 
이제는 저도 새로운 수혜처가 생기고 제가 돌보아 드려야할 어르신들이 한 분 한분
늘어가면서 이제는 일주일이 하루 같이 빨리 흘러갑니다.
 
한 분 한분 조금이라도 병세가 수월한분이 없으시고, 한 집 한집 일이 적은 집이 없고
혹여 일이 적으면 긴병에 효자 없다고 지칠 대로 지치신 간병하시는 어르신들 위로하랴 몸이 아프시고 마음 상하신 어르신들 위로하랴 집안일 도와 드리랴
요즘 많이 걷고 뛰고 하느라 온몸에 땀이 흐르고
팔목, 무릎이 아파 침 맞고 물리치료 받으러 다니지만....
띵동~~하는 소리와 함께 환하게 웃으시면서 어서와~~~반기시는 어르신들을 뵈오면
힘든 생각은 어느새 저 멀리 달아나 버리고 몇 일 동안이지만 건강은 어떠셨는지
어르신 얼굴을 바짝 들여다보면서 안색을 살핍니다 (부러 오버 하는거지요)
늘 하시는 말씀이 나 많이 아펐어 지금도 아퍼~~~
 나.. 다 나았어. 많이 좋아 졌어~~ 그런 말을 기대 한 것은 아닌데
늘 한결 같은 대답을 들으면 가끔은 눈물이 나려 합니다.

애써...우리들이 보고 싶으셨는지,... 얼마나 보고 싶으셨는지.....억지로 여러 번 여쭤 보면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건강체크를 시작 합니다
혈압, 혈당체크, 체온 , 저주파치료 등을 어쩔 때는 귀찮아하시며 안하시겠다고 하시기도 하지만 저희들은 굳이 해 드리고 싶습니다.
안색과 목소리 몸 상태로 이미 모든 것을 조금은 짐작하지만
때로는 나의 정확한 눈썰미보다 바보 같은 기계들에게 너무 나쁘시지 않다는 말이라도 듣고 어르신께 괜찮으시네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또 그런 시간이 오늘은 어르신도 우리도 힘든 목욕이나 운동이 적합한지도 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저희들이 웃음도 드리고 꽉 다물고 계시던 입술을 열어 이야기를 하시게 하여 참 좋다고 하시지만 어르신들께서 저희들과 함께 잠시라도 웃는 모습과 기뻐하시는 모습만으로도 감사하고 즐겁답니다.
그렇게 받은 사랑이 어르신 댁에 구석구석을 돌아보게 하고 힘들다고 하면 힘든 일들이 즐겁고 신나게 하는 원동력이 된 답니다.
 
지금....너무도 반갑게, 너무도 기다려주시는 어르신들을 생각하면서
하루 일지를 쓰면서 작은 기도를 드립니다.
어르신 건강이 날마다, 혹은 갑자기 좋아져 차도가 있으셨다면 얼마나 좋겠다는 ....
그런, 어떤 커다란 기적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온몸이 뻣뻣이 경직된 체 누워만 계시던 분이 팔다리가 부드러워져서
그림을 잘 그리셨다며 몸이 좋아지면 내게 멋진 그림을 그려 주시겠다는 약속은 못 지키시더라도 누운체 떠드리는 식사를 당신 몸 반만이라도 기대어 앉아 식사라도 드시게 할 수만 있다면......
아름다운 음악에 맞추어 멋지게 할머니와 함께 춤을 추셨다는 어르신
간병하시는 할머니 힘드시다고 뼛속 아픈 진통의 신음 소리마저 꾹꾹 참으시며
온몸에 핏자국 선연히 남기시며 초점 없이 창가를 응시한 채 휠체어에 망부석처럼 앉아 가려움 때문에 목욕하는 날을 고대하고 계시다가 진심을 담은 딱 한마디 목욕해주어 고마워요.....

멋쟁이 어르신이 한 발짝이라도 걸으실 수만 있다면.......
아니 뼛속 아픈 진통이라도 잊을 수만 있다면......
겉으로는 건강하게 보이지만 숨이차고 몸 내장 어딘가에 무에가 있을 것만 같으시다는 어르신이 요리며 살림을 여자보다 더 잘 하시고 깔끔하셔서 주부9단이라 부르는 어르신..... 병원에 진찰 하고 병이 없기를 고대하시는데, 그져 시시한 병명 소화불량 진단 내려지면.....
숨을 쉴 수가 없다고, 어지럽다고 죽을 것 같다고 하염없이 울먹이시며
꼭 두 번씩이나 혈압을 재어 달라시는
직접 조각한 작품 커서 어르신 지낼 자리 좁아도 버리지 못하시는 조각가 어르신.....
저희들이랑 함께 마주 앉아 한마디라고 더 하고 싶으신 거 압니다.
따스한 봄날이 어서와 공원에 산책이라도 모시고 나가 신선한 공기라도 들이마시게 할수 있다면........
젊은 시절 고생시키고 좀 서운하게 했다고 미운 마음 가득 가슴에 품어 아프신 어르신 미워하기 까지 하느라 자신이 더 힘들고 고통스럽고 괴로운 어르신 마음이 봄날처럼 녹아 측은지심이라도 생겨지시기를....
어르신 마음만큼이나 공허한, 적막하기만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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