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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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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환 지사 유해봉환식』 봉환사
『황기환 지사 유해봉환식』 봉환사
<2023. 4. 10.(월) 14:00, 국립대전현충원>

오늘 우리는 이역만리 미국 뉴욕 마운트 올리벳 묘지에 잠들어 계시던
황기환 지사님을 순국 100년 만에, 
조국의 품으로 모시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머나먼 타국에서 독립의 불씨를 지펴 
자유를 되찾기 위해 헌신하신 황기환 지사님을 
독립된 조국에 모시기까지 한 세기가 걸렸습니다.

지사님의 묘소를 처음 발견하고, 교민들과 함께 묘소를 돌보시는 등 
오늘이 있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뉴욕한인교회 <장철우> 목사님, 
뉴욕시청 <노채원> 협력관님께 각별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뜻깊은 자리에 함께해주신 <대덕대학교>, <중일고등학교> 
학생 여러분과 광복회원을 비롯한 내빈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평안남도 순천 출신의 황기환 지사님은 1904년 미국으로 이주하였고,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1918년 미군에 자원입대하여 
유럽 전선에서 병사들을 구호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였습니다.

이후 프랑스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파리위원부 서기장,
영국에서 런던위원부 위원 등을 역임하며 일본의 침략전쟁을 비판하고
한국 독립의 당위성을 선전하는 외교활동을 지속하셨습니다.

“우리가 피 흘려 싸우는 것은 한국인의,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을 위한
한국의 완전한 독립을 위해서입니다.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어간 것은 
남에게 넘길 수 없는 국가의 권리를 위한 것입니다.”

최근 국가보훈처가 발굴한 프랑스, 미국의 언론 기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지사님은 해외 언론을 통해 
우리 민족의 강인한 독립 의지를 당당히 밝히며
국제사회에 지지와 성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이처럼 유럽과 미국을 넘나들며 독립운동에 헌신하시던 지사님은 
안타깝게도 독립된 조국을 보지 못하시고,
1923년 4월 17일, 미국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순국하셨습니다.

한 프랑스 언론은 부고 기사에서 “자신의 작은 조국을 해방하기 위한 
노력에 모든 힘을 쏟아, 인간의 자유와 국제적 정의라는 대의에 
영웅처럼 봉사하였다”며, 존경과 애도를 표했습니다.

정부는 1995년 황기환 지사님께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하였습니다.

지사님의 묘소는 2008년 뉴욕한인교회의 <장철우> 목사님에 의해 발견되면서 
순국하신 지 85년 만에,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2013년부터 지사님의 유해봉환을 본격 추진했고,
그 과정에 미국 법원에 소송을 두 차례에 제기하였으나 
법원의 승인을 받지 못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노력과 우리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에 힘입어 
올해 1월, 전격적인 파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자리에 함께하신 여러분!

황기환 지사님은 우리 국민에게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유진 초이’ 역의 실존 인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두 주인공이 나눈 
“독립된 조국에서 다시 봅시다(See you again)”라는 명대사는
우리 국민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것입니다. 

이처럼 독립된 조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인생의 가장 빛나는 청춘, 하나뿐인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지신
황기환 지사님과 같은 선열들이 계셨기에, 
우리는 마침내 광복의 위대한 역사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또한 광복 이후에도, 선열들이 남겨주신 불굴의 독립정신으로, 
국난이 닥칠 때마다 한마음으로 단결하여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또 문화강국으로,
놀라운 성공의 역사를 쓸 수 있었습니다.

정부는 오늘까지 나라를 위해 청춘과 목숨을 바치신
독립유공자 백마흔일곱(147)분의 영현을 조국으로 모셨지만, 
아직도 이국땅에 쓸쓸히 잠들어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안중근 의사님, 문양목 지사님을 비롯한
이역만리에 홀로 외로이 잠드신 영웅들의 유해를
마지막 한 분까지, 독립된 조국으로 모셔오겠습니다.

이를 통해,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영웅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을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백 년의 긴 여정 끝에 고국으로 돌아오신 황기환 지사님,
잘 돌아오셨습니다. 
지금부터 대한민국이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자나 깨나 그리시던 독립된 조국, 자유로운 대한민국의 품에서, 
부디 편히 쉬십시오.

감사합니다.

2023. 4. 10.
국가보훈처장 박 민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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