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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서부보훈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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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증언으로 묻힐뻔한 역사 규명
부서 보훈팀
1953년 4월 군산 임피면 보석리의 한 야산. 이 곳에서 소대규모의 국군 17명이 퇴각로를 찾는 북 인민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30분 정도 총성이 이어진 뒤 국군 소위가 총상을 입은 채 산에서 내려와 마을 인근 논위에 쓰러졌다. 인민군들은 쓰러져 있는 국군을 대검으로 수차례 찌른 뒤 유유히 사라졌고, 마을주민들은 이름을 알 수 없는 이 국군 장교를 마을로 옮겨 치료했다. 하지만 부상정도가 심한 장교는 17일만에 사망하게 된다. 주민들은 나라를 지키려다 희생된 이 군인을 인근 야산에 묘지를 만들어 안장했다. 그리고 그 해 한국전쟁은 휴전에 들어갔고, 애국의 넋은 마을의 전설로 남은 채 흔적조차 없이 우리 기억속에서 사라졌다.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56년간 전해진 생생한 증언"이 한국전쟁 유해발굴로 이어져,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민들의 증언처럼 현장에서 유해 및 유품이 발굴된다면 56년만에 그 유족을 찾아 넋을 위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또 기록조차 없이 구전되던 후방지역 소규모 전투에서의 애국정신을 규명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유해발굴의 의미는 상당하다.

국방부 6.25전사자 유해발굴팀 9명과 35사단 지원병력 10명이 18일 오전 10시 개토식을 시작으로 한국군 장교의 유해발굴에 착수한다. 발굴팀은 지난 14일 지뢰탐지기(철 성분 파악)를 통해 유해 및 유품의 매장 가능성이 높은 12곳을 표시해 두는 등 이미 임피면 보석리에서 현장조사를 마친 상태다.

3년째 임피면 예비군중대본부를 맡고있는 임창선 중대장(52)은 "1953년 한국군 장교가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 사망한 뒤 인근 야산에 묻혔다는 생생한 증언이 마을에서 이어지고 있고, 최초 제보자와 당시 현장을 목격한 주민이 생존해있다"면서 "주민들의 증언내용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국방부가 유해발굴에 착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10세 나이로 현장을 목격했다는 이희연씨(66)는 "인민군을 토벌하기 위해 산으로 들어간 군인 중 한명이 총과 대검으로 큰 부상을 입고 마을에서 치료를 받다가 17일만에 사망했다"면서 "당시 어른들이 마을 모정 밑에 이 군인의 묘를 만들었고, 세월이 흐르면서 그 흔적이 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국방부 발굴팀은 18일 유해발굴을 시작하며, 3일내에 증언의 사실여부를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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