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

  6·25전쟁 참전 유공자를 국가유공자로 격상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개정법’이 18일 오전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 개정법은 이달 말 공포되며 6개월 후인 오는 10월부터 적용된다.이번에 개정된 법은 제4조 국가유공자 적용 대상 9의 2항목에 6·25전쟁 참전 유공자를 새로 포함했다. 이에 따라 6·25전쟁 참전 유공자 호칭이 국가유공자로 격상됐다.

그동안 고령인 6·25참전 유공자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명예회복 차원에서 신학용(56·통합민주당) 국회의원 주도로 호칭을 국가유공자로 격상하는 의원 입법을 발의한 것.

신의원은 “고령인 6·25전쟁 참전 유공자들이 더 이상 세상을 뜨기 전에 명예라도 찾아 드리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에 국회 차원에서 대체 법안을 만들어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가유공자들이 받는 보훈급여금(연금·보상금), 본인과 자녀 취업·교육 혜택, 주택 분양 지원 등 실질적인 경제적 보상이나 지원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예우는 기존 참전 유공자법으로 한정된다.

그럼에도 개정법은 국가유공자 호칭을 줄곧 요구해 온 6·25 참전 유공자들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정신적 예우’이자 명예회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사회의 6·25 참전 유공자에 대한 명예와 사기를 크게 드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생존 6·25 참전 유공자는 21만 명. 6·25전쟁에 참전한 108만 명 중 상이군경이 됐거나 전쟁 이후 사망한 사람을 제외한 참전자들이다. 이들 평균 연령은 79세로 80세를 바라보고 있다. 해마다 1만 명 가까운 참전 유공자들이 세상을 뜨고 있다.

수치상으로 10년 후면 6·25전쟁은 우리 사회에서 ‘잊혀진 전쟁’이 될 우려가 크다.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장병과 순직자, 군 원로를 높이 배려하고 기리는 이명박 정부가 새로 출범, 각종 참전단체와 원로 군인, 재향군인회로부터 환영받고 있다는 것.

이대통령은 지난 11일 육군사관학교 임관식 축사에서 유엔평화유지활동을 하다 최근 순직한 고 박형진 대령을 이례적으로 애도하며 “국군 통수권자로서 군의 명예를 존중하고 보장할 것이며, 군의 헌신과 희생을 결코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힘줘 말하기도 했다.

정부는 2002년부터 기존 ‘참전군인’ 명칭을 ‘참전 유공자’로 바꾸고, 기념사업 위주로 추진하던 지원정책을 참전명예수당 등 참전 유공자에게 실질적인 예우와 지원이 이뤄지도록 개선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65세 이상 참전군인들에게 매월 8만 원 참전명예수당이 지급되고 있으며, 전국 5개 보훈병원 진료비 60%를 감면해 주고 있다. 참전 유공자가 사망할 경우 국립묘지인 영천호국원·임실호국원에 안장될 수 있다. 그 밖에도 국립공원·공공시설·고궁 등에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6·25참전유공자회 박순용(65) 안보국장은 “6·25 참전 유공자가 국가유공자로 호칭만이라도 격상된 것은 우리 사회의 보훈정책이 진일보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쟁터에서 고귀한 피를 흘린 고령의 참전 유공자 명예를 회복하고 드높여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