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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보훈청

지(방)청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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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사 간병 체험수기
부서 지도과
가사 간병 체험 수기 내 나이 벌써 50세가 되어 남들이 말하는 할머니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 나이에 무엇을 하겠는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늘 기쁘고 즐거우며 오늘은 무슨 일이 나를 반갑게 맞아줄까 고민하는 행복한 사람이다. 4월부터 시작된 나의 보훈 도우미 생활, 어떠한 봉사보다 어르신들과의 생활은 더욱 보람스러운 생활이다. 7년째 장애아를 돌보며 장애아와 비장애아와의 갈등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워왔다. 장애를 가진 사람보다는 그것을 지켜보는 부모나 형제, 친척들의 아픔들을 많이 보아왔다. 그들의 마음을 치유하며 그들의 삶을 현실 속에서 내 형편과 처지를 인정하고 밝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던 것을-- 오늘도 바쁜 걸음으로 어르신이 무엇을 하고 계실까? 아니면 무엇을 해 주길 바라고 기다리고 계실까? 궁금해 하며 걸음을 재촉한다. 80세가 되신 노부부의 모습에서 나도 남편과 저 나이가 될 때 까지 해로할 수 있을까 반문하여 본다. 늘 어김없이 사랑싸움을 하고 계시는 어르신. 서로 고집부리며 내가 옳다고 하시는 어르신. 나는 어느 편에도 설 수 없어 늘 물끄러미 바라보고 웃고 있다. 할아버지는 누구의 도움도 받기 싫다고 도우미가 오기 전 설거지를 해 놓고, 빨래도 세탁기에 해 놓으신다. 그러나 할머니는 하반신을 수술하고 걸음이 불편하시어 화장실 통행과 살림을 할 수 없다. TV에 나오는 음식들을 보며 먹고 싶어도, 움직일 수가 없어 해 먹을 수가 없다고 하소연 하신다. 반찬이 없어 밥을 먹을 수가 없다고 하여, 양천노인복지관을 통하여 밑반찬 서비스를 연계하여 주었다. 할머니의 소원이 방산시장의 어느 상회에 가면 약을 주는데 그 약을 먹으면 일어나 걸을 수가 있다고 늘 푸념하신다. 10년 전에 가본 그 집을 지금은 그곳에 청계천이 생겨 찾을 수가 없다고 하여도 미련을 버리시지 못한다. 그런데 어느 날 다시 방문하였더니 할아버지가 외출하고 안계셨다. 할머니는 아침 일찍 일어나 목욕하시고 나를 기다리고 계시며 나와 갈 때가 있다고 하였다. 휠체어를 밀고 집을 나서 병원을 향하였다. 하반신 수술 후 병원에 몇 년이 지나도록 한번도 가보지 않았기에 한번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라고 받고 싶다고 하였다.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들어가 접수하고, X레이 사진을 찍고, 기다렸다. 그러나 결과는 나이가 많으셔서 더 이상의 치료방법이 없다는 의견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할아버지에게는 비밀로 해 달라는 할머니의 모습. 낙담하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슬픈 노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전 보다 이 후에 더욱 사시는 동안 평안하게 케어하여 드려야겠다는 마음이 앞섰다. 할머니 무엇 잡수시고 싶으셔요? 나는 방긋이 웃으며 여쭈어 보았다. 할머니는 체험하듯이 웃으시며, 고마워! 이 다음 부터는 병원에 안 갈 거야 하신다. 할머니 지금 현재가 중요한 것입니다. 내일일은 오직 하나님만이 아셔요. 우리들의 생과 사는 하나님께 달려 있잖아요. 할머니의 아픔은 하나님이 아시니 기도하세요.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되새긴다.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명랑하게 어르신들께 다가가야겠다. 나 자신도 노후를 준비하며 펼칠 수 있도록, 기도하여야겠다. 모든 사람들의 삶! 그것은 오직 하나님만이 결정하신다. 그 결정에 순복하며 현실 속에서 자족하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 나갈 때 그것이 행복이며, 축복일 것이다. 내 마음에 천국을 누리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현실 부인이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허 정선 도우미(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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