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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청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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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부(국문) - 우리청소식(강원서부보훈지청) 상세보기 - 제목, 부서,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난 부자, 왜냐구요? 남을 돕고 사니까요"
부서 보훈팀
아직도 주변에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이 많죠. 그들과 정을 나눌 수 있어 행복합니다."
대전시 서구 갈마동 4층 건물 위 10평 남짓한 옥탑방에 사는 김환순(48)씨는 매주 토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대덕구 송촌동 곰두리자원봉사연합 대전시지부 사무실로 향한다. 다음날 대전역에서 있을 무료급식 봉사 준비를 위해서다. 사무실 한켠에 마련된 간이 주방시설에서 뼈 국물을 우려내고 식기 등을 챙기는 게 어느덧 그에겐 자연스런 주말 일과가 됐다.
북파공작원(HID) 출신 쥐띠 노총각인 김씨는 1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 사이에 일명 검은 노총각신사로 통한다. 검은 제복 차림으로 장애인, 노약자 등 소외계층 돕기에 발벗고 나서는 열혈 봉사맨이기에 붙은 별명이다. 김씨가 곰두리자원봉사연합 봉사활동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초부터. 기간은 오래되지 않았지만 장애인을 위한 차량이송에서 복지시설 청소, 금강 환경보호, 응급구조활동 등 봉사에 빠짐없이 동참하며 남다른 열성을 보여왔다.
"처음엔 잘 할 수 있을까 망설였지만 불편한 몸임에도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몹시 뿌듯했죠."
 
김씨는 1982년 군 입대 후 1987년까지 첩보수집 등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HID 요원으로 활동했다. 1987년 가을 경기도 성남 청계산에서 야간훈련 도중 30m 계곡 아래로 떨어졌다.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왼쪽다리 등에 큰 부상을 입고 군생활을 접어야 했다. 이후 1988년부터 6년간 서산 현대농장에서 중장비정비사로 일했던 김씨는 사고 후유증으로 일손을 놓아야 했다.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되고 연골 제거수술을 받아 오래 서있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 후 한동안 절망의 시간이 이어졌다.
"처음엔 세상을 다 잃은 기분이었죠. 주변 선후배들 도움으로 다시 일어서게 됐습니다." 김씨는 봉사에 참여하면서 성격도 밝아지고 삶의 활력소가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국가유공자 7급으로 매달 받는 지원금 26만원,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 10여만원에 가끔씩 경비일로 얻는 일당이 수익의 전부이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부자"라고 자랑했다. 국가를 위해 일하다 명예도 회복되지 못한 채 사라져간 HID선배들의 한을 풀어주는 데 앞장서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소외된 이웃의 손과 발이 돼 함께 희망을 노래하고 싶어요."
김씨는 "쥐띠 해인 만큼 더 부지런히 이웃들과 푸근한 정을 나누겠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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