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지방보훈청

지(방)청소개

국가보훈부(국문) - 우리청소식(서울지방보훈청) 상세보기 - 제목, 부서,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서울) 서관용 할아버지와의 만남
부서 지도과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2반 2번 강 지혜 할아버지를 처음 뵌 건 2월 24일 할아버지 댁 방문에서였다. 할아버지가 안 오셔서 한 시간정도를 기다리며 할머니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마음씨가 곱고 친절하신 할머니의 대접에 우리 모두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한 시간 쯤 지나서 할아버지가 들어오셨는데 너무나 정정하신 모습에 속으로 참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할아버지가 오신 뒤 대화가 더 꽃을 피웠다. 처음엔 생활 형편과 국가유공자로 받는 생활보조금 등에 대한 얘기로 시작해서 점점 할아버지가 겪으신 6.25 전쟁 이야기로 흘러갔다. 그 동안 매체를 통해 접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여서 좀 놀랐다. 전쟁이라는 건 교과서에서 배운 것 보다 더욱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그간 겪으셨을 고초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그런 힘든 시절 이야기를 보채는 것 같아서 또한 죄송하기도 했다. 그렇게 아쉬운 만남을 뒤로하고 첫 번째 방문을 마쳤다. 할아버지의 안부도 궁금했고 또 지난 번 댁 방문으로 끝낸 게 아쉬워, 할아버지 댁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근처의 음식점으로 두 분을 모시고 외출하여 식사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식사 중간에 할아버지께서 정정해보이셔서 연세를 여쭈어보았더니 웃으시며 좀 많다고만 하셨다. 결국 말씀해 주셨는데 내달 6월 22일이 할아버지께서 팔순을 맞는 생신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할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오늘 이렇게 잘 먹은 거 생신 상을 미리 받은 걸로 하면 되겠어~” 라고 환하게 웃으셨는데 내 눈에는 그 모습이 무척 쓸쓸해 보였다. 왜냐하면 두 분께는 슬하에 자녀가 없으셔서 명절 때도 두 분이서만 조용히 지내시는 것을 이미 지난 방문 때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말씀을 들으며 팔순 생신 때 쓸쓸히 지내실 두 분의 모습을 떠올리며 친구들과 같이 찾아뵙고 즐겁게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젊은 시절 참혹한 전쟁을 치러낸 두 분이 노후에 가족의 따뜻함을 느끼지 못한 채 생활 하시는 것이 안타까웠다. 앞으로 조금이나마 우리들이 두 분께 삶의 활력을 드릴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안고 그렇게 5월 28일에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6월 18일 일요일, 나와 내 친구들은 할아버지 생신날 찾아뵙지 못할 것 같아 미리 축하드리러 가려고 모였다. 케잌과 선물을 들고 할아버지 댁에 들어섰는데 맛있는 냄새가 풍겼다. 할아버지와 시간이 엇갈리지 않게 미리 연락을 드렸더니 할머니께서 맛있는 음식들을 차려놓으셨던 것이다. 할아버지를 위해 사온 케잌에 촛불을 켜고 우리들은 생신축하 노래를 크게 불러드렸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감동하시는 모습을 보고 내가 더 기분이 뿌듯하고 따뜻했다. 할머니께서 “이런 생일 축하는 처음이야” 하는 말씀에 찾아뵙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할아버지께서 수저를 잡으시는 것으로 식사를 시작했는데, 처음 보는 나물 반찬은 정말 맛있었고, 정성들여 차려놓은 음식을 보며 너무 감사하고 죄송하기까지 했다. 식사를 마치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눈 뒤 우리들은 기분 좋게 할아버지 댁을 나섰다. 두 분은 차타는 곳까지 우리를 배웅해 주셨는데, 손을 흔들어 주시던 그 모습을 떠올리며 할아버지와 점점 교감을 하는 것 같아 기뻤다
파일
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