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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보훈청

지(방)청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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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작은 사랑을 실천하면서...
부서 지도과
작은 사랑을 실천하면서... 보훈도우미 신현선 나는 보훈 도우미이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보훈 도우미라는 말이 낯설 텐데 보훈도우미들은 몸이 불편하신 애국지사와 국가 유공자들의 분들의 자택을 찾아가 보살펴 드리는 일을 한다. 나 역시 보훈 도우미로서 애국지사, 국가 유공자 분들의 자택을 직접 방문하여 간병, 목욕, 가사 서비스 등의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나에게는 낯설게만 느껴지던 봉사 활동을 한지도 3개월째 접어들었다. 솔직히 나에게는 봉사활동이 그리 익숙한 일이 아니었다. 젊었을 때에는 아이 키우느라 남편 뒷바라지 하느라 정신없이 보낸 나에게 봉사활동이란 시간이 넉넉한 사람들이나 하는 특별한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마음이 넉넉해진다고 했던가? 50대로 접어드니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의 모습이 나의 눈에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마침 보훈청에서 봉사활동 지원자를 접수하고 있었고 운 좋게도 나는 몸이 불편하신 애국지사, 국가유공자 등의 분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설렘 반 기대 반 시작했던 봉사활동은 생각만치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것은 김00님의 댁을 방문하면서 절실히 느꼈다. 김00님은 국가유공자이시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베트남 참전용사이시다. 하지만 지금은 고엽제 후유증으로 중풍과 치매를 앓으셔서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서 생활을 하신다. 이 때문에 목욕을 제 때 해드리지 못하면 지린내와 구린내가 온몸에 배여 누군가 옆에서 목욕을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목욕 시켜드리기가 벅차다. 처음 김00님 댁을 방문 하였을 때 “안녕 하세요”, “식사 드셨어요?”하고 손을 붙잡고 인사드리면 내 손을 마구 뿌리치시고 꼬집으셔서 ‘나를 싫어하시나봐’라는 섭섭한 생각이 들었다. 또 소변주머니를 교체해 드릴 때도 남자 분이셔서 선뜻 나서기가 어려웠다. 처음 안면면도를 해드릴 때는 혹시 상처가 날까 두려워 손이 떨리기도 했고 김00님 얼굴에 물이 뚝뚝 떨어뜨리는 실수를 하기 일쑤였다. 집에 돌아와서는 ‘나를 반겨주지도 않는데 내가 괜히 이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모든 것이 실수투성이고 엉망이었다. 생각 끝에 할머니께 “선생님이 저를 싫어하시나 봐요?”라고 말씀 드렸다. 그런데 할머니께서는 웃으시며 나뿐만이 아닌 손자, 손녀, 아들 심지어 할머니께도 그런다면서 할머니의 멍든 팔을 보여 주셨다.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왜 내 입장에서만 생각했던 것일까? 지금은 비록 병에 걸려서 남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김00님이시지만 예전에는 국가를 위해 선뜻 목숨을 바치신 누구보다 용기 있는 분이셨다. 이러한 김00님의 그런 행동은 선생님의 마지막 자존심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내가 먼저 선생님께 다가간다. 아직까지도 내 손을 뿌리치고 내 팔을 꼬집기도 하시지만 가끔가다 악수를 청하면 받아주시고 손톱, 발톱 깎아드리거나 발 마사지를 해드릴 때에는 시원하신지 조용히 계신다. 내 마음을 변화시키니 육체적으로 힘든 건 신경 쓰이지 않는다. 절실한 마음은 누구에게 통한다고 한다. 내가 이렇게 진실 된 마음으로 선생님께 다가간다면 언젠가 선생님께서도 나에게 마음을 여실 거라고 믿는다. 김00님은 건강을 위하여 장애인 차량으로 장애인 재활병원에서 운동 및 재활 물리치료를 받고 있으며 보훈청에서 주신 휠체어를 타고 인접해 있는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계신다. 나는 휠체어를 밀면서 생각한다. 정상인과 같이 서서 다닐 수는 없지만 현재 상태보다 건강이 더 좋아 질 것이라 마음으로 기도한다. 사람들은 흔히 봉사활동을 누군가에게 베푸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좀 다르다. 봉사활동은 나마의 일방적인 활동이 아닌 서로 주고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육체적으로는 내가 그분들께 베풀지만 그분들은 나에게 따뜻한 사랑과 넉넉한 마음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신다. 어찌 보면 내가 그분들께 더 많은 것을 얻어가고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이젠 김00님이 내 식구처럼 편하다. 앞으로도 부모형제 대하듯 열과 성의를 다하며 열심히 봉사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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