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

지난 18 일 음성군 감곡면사무소(면장 이선기)에는 육군본부로부터 2개의 화랑무공훈장과 증서와 기념품이 담긴 우편물이 전달돼 눈길을 끌었다 .

이 자랑스러운 훈장의 주인공은 6·25 사변 이후 60여 년 풍상의 세월을 흘러 어느새 환갑을 넘긴 나이에 아버지의 무공훈장을 양 가슴에 안은 정정희(63) 할머니.

정 할머니는 “이제야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아버지의 명예와 한 많은 세월, 평생 짓눌렸던 삶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며 벅찬 감동을 전하고 , 특히 수십 년 풀지 못했던 “아버지의 명예와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삶에 희망을 전해준 공무원들의 노고와 함께 한 그 마음에 눈물이 난다 .” 고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소이면 갑산리가 고향인 정 할머니는 6·25 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화염의 전쟁터에서 장렬하게 싸우다 돌아가신 고정상옥 씨의 딸이었지만, 연금 수혜 등 나라와 사회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전혀 받지 못하며 모진 세월을 견뎌왔다.

손자의 재롱에 웃음 지울 환갑의 나이인 지금도 인근 충주에서 청소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고 있어 더욱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

지난 2월 설을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정 할머니는 평소 동생처럼 여기던 이선기 감곡면장에게 혼자서 가슴앓이를 해왔던 아픈 사연을 전하게 되었고, 이 면장은 자기 일처럼 할머니를 도와드릴 길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

나라를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국가 유공자의 후손이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면장은 함께 근무하고 있는 직원과 보훈처를 비롯한 관련기관의 문의를 통해 하나하나 실타래를 풀어나가던 중, 정 할머니의 아버지이신 정상옥씨의 군번을 알면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난 2월 13일 할머니의 손과 발이 되어 "육군본부 전자민원창구" 에 사연과 함께 민원을 신청했다 .

그 뒤 한 달여인 지난 3월 17일 육군본부로부터  "군번은 물론 2개의 자랑스러운 화랑무공훈장까지 수여 받을 수 있다." 라는 기대 이상의 낭보가 와 주위를 감동시켰다.

이로써 정 할머니는 60여 년 만에 고인이 되신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고, 연금 수혜를 받지 못한 채 지낸 40여 년의 세월을 보상받을 수 있게 되었다.

정 할머니는 “ 어쩌면 삶을 마감하는 날까지도 풀지 못했을 실타래를 풀어준 이선기 면장과 안은숙 담당의 열정적인 자세와 정성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 며 거듭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육군본부로 훈장 수여 위임을 받은 이 면장은 나라와 후손을 대신해 정정희 할머니께 화랑무공훈장과 증서를 수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