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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보훈청

지(방)청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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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보훈도우미 활동소개-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부서 총무과
대구청 까페에 올라온 보훈도우미 선생님글입니다. 가정간호서비스를 해드리기 위해 매주 방문하던 보훈가족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답니다. 늘 딸처럼 따스하게 대해주시던 할머니를 떠올리며 쓴글인데..홍보담당자도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소개합니다.
 
"이 세상에 살뜰코 가찹은 것은 딸밖에 없는데 요런 딸하나 있었으면 소원이 없겠구만"
제 손 만지고 또 만지며 그러셨지요.
"그러게 말입니더.새 신랑이 주막 기생보고 다녀도 고고히 사대부인 위세 세우지 마시고 얼큰히 술취해 들어 오시는 달 밝은 그날밤! 옆꾸리 콕 찍으면서 들릴락 말락한 목소리로 <내방에 잠깐만 왔다 가시소.> 이러해서 써리썰쩍 소매만 스쳤어도 저 같은 딸 하나 있을낀데"
제 얘기에 박장대소로 웃으시던 배ㅇㅇ할머님.
양반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상이군인으로 제대한 신랑 주막에 드나든다고 고고청청 귀하신 마나님 안방에서 마음접어 안고 행락주막에 마음 꽂은 그 사람 야속해 독수공방 날밤세워 휘돌아 감싸안은 외로움...
몸서리쳤던 그 외로움 평생을 떨쳐 버릴수 없어..문 열고 들어서는 제 손 맞잡고는 놓기마져 애닳아 만져보고 또 만져보고...천지창조 만물중에 가찹고 살뜬 것은 딸밖에 없는데 딸이 없어 어떡하냐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딸 하나만 낳으면 키워 주겠다고 약속하셨던 배ㅇㅇ할머님.
 
이제 외롭지 않으시지요. 평생을 함께하셨던 하느님 곁으로 가셔서 영감님도 만나 보시고 엄마도 만나 보시고...
편찮으시고 이틀만에 이 세상 하직하실제 말씀 한 말씀 못하시고 정들여 남겨진 이승의 인연들에겐 즐거웠던 추억만 기억하라고 당신은 너울너울 춤추며 가셨지요.
야속하고 또 야속하기만 하답니다. 장례식장에서 저는 울고 있는데 할머님은 저보고 살포시 웃고 계셨습니다.
제가 얼마나  속 상했는지 알고 계시지요. <여기까지 왔구나> 하고 두 손 꼬~옥 잡으시던걸요. <속 상하지> 하고 안아도 주시던걸요.
할머니! 배ㅇㅇ할머니. 제게 남겨주신 많은 가사( 글 )들이 있어 언제 까지고 할머님은 제 가슴속에 계신답니다. 할머님께서 제게 들려주신 가사입니다. 사대부인을 보고 늙은 중이 이렇게 노래를 했답니다.
 
일가신 늙은중이
이가산 가는 길에
삼로가상에서 사대부인을 만났으니
오감하지만 육례(결혼식)를 갖추나 마나
칠보단장 안해도 좋고
팔자에 있건 없건
구자에 구별없이
( )자에 ( )을 좀 달라.
 
(사대부인이 노해서  답을합니다.)
 
일부(婦)가 되었은즉
이부(夫)를 섬길소냐.
삼강을 읽었거던
사녀(사대부인)를 알아라.
오해라 이 중놈아
육관장을 휘어잡고
칠가사를 짊어지고
구구이 아는 것은
( ) 그거이 밖에 모르나.
 
할머니.
우리 끌어 안고 얼마나 웃었는지 기억 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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